“그는 살아 있을 것이다. 지금쯤 밀항선 타고 웃고 있는 건 아닐까?”


5억 원이라는 사상 최고의 현상금이 걸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유병언(전 세모그룹 회장) 씨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으나 아직도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유씨가 시신으로 발견된 때는 6월 12일. 경찰은 실제 사망일은 발견 시점보다 3주가량 앞선 5월 말경으로 본다. 그간 유씨의 시신을 무연고자로 판단해 따로 보관하다가 지문 검사, 유전자 검사 결과 등이 뒤늦게 나오면서 변사체가 유씨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발표한 것이다.


이를 두고 “유씨가 사망한 것을 믿을 수 없다”면서 의혹을 제기하는 이가 적지 않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7월 25일 “시신이 유씨인 것은 100% 확신하지만 사망 원인은 알 수 없다”고 발표하면서 의혹이 오히려 커졌다. 과연 이 시신은 유씨가 맞는 것일까. 왜 과학적인 조사를 거쳤는데도 사인을 알 수 없다고 하는 걸까.

평소 한국의 미라나 미국 마이애미 법의학센터 등을 취재하면서 법의학과 관련한 기사를 다수 출고한 경험에 비춰본다면 유씨 사건처럼 법의학의 중요성을 일깨운 사례도 드물다. 유씨 사건을 계기로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법의학 관련 이야기를 정리해봤다.


유병언 시신은 백골 아니었다


유씨 사건과 관련해 궁금증 중 하나는 시신이 단기간 내에 ‘백골’ 형태로 부패할 수 있느냐다. 사진으로 남은 유씨 시신은 해골이 거의 그대로 드러난 상태다. 경찰은 “유씨의 시신이 80% 백골화됐다”고 밝혀 의혹을 부추겼으나 국과수는 “일단 백골이라는 용어 자체가 틀렸다”고 지적했다. 얼굴 등이 많이 훼손된 시신 사진이 인터넷에 돌면서 ‘온몸의 살점이 다 썩어 뼈만 남은 상태’라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국과수는 “실제로 썩은 얼굴과 목, 즉 두개골 언저리에서만 뼈가 드러났고, 나머지 부위는 피부와 근육이 유지됐다”고 발표했다. 백골화라고 말할 수는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설령 완전히 백골화가 됐더라도 이상하게만 여길 상황은 아니다. 유씨의 사망 시기는 5월 말 이후 비교적 온도와 습도가 높을 때다. 무덥고 습한 여름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으면 사람의 시체는 3~4주 만에 완전히 백골만 남기도 한다. 물론 습하지 않고 양지바른 곳이라면 1년 가까이 시신이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도 있지만 “4주에 백골이 드러난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결론내리는 것은 무리라는 의미다.


사람이 죽으면 생명 현상이 정지해 생체 방어기전이 파괴되며 당연히 육체는 썩기 시작한다. 사람의 몸에는 살아 있을 때도 많은 세균이 존재하는 데다 사망 이후에는 대장에 생리적으로 존재하던 세균과 입이나 코, 귀, 눈과 같이 평소에 습기에 젖어 있는 부위나 기도에 붙어 있던 세균이 번식해 조직 안으로 뚫고 들어간다. 그래서 얼굴 부위와 내장기관이 먼저 손상을 입는 것이 보통이다. 유씨의 시신 역시 얼굴과 대장 부분이 손상되고 팔다리의 피부나 근육은 비교적 온전했다.


이렇게 부패하기 시작한 시신은 흔히 시취(屍臭)라고 하는 독특한 냄새를 풍기는데,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나오는 암모니아, 황화수소 같은 물질이 원인이다.



5300년 썩지 않은 미라


시신이 손상되는 데는 세균에 의한 부패보다는 포식자(들짐승, 벌레 등)의 영향이 더 크다. 시취를 풍기기 시작한 시신은 벌레의 좋은 먹잇감이다. 날아든 곤충이 직접 시신을 공격하기도 하지만, 성체가 될 때까지 동물의 사체를 파먹으며 영양분을 얻어 성장하는 종류의 곤충(대표적인 것이 파리다)에 사람을 포함한 동물의 사체는 중요한 서식처이자 영양 공급원이다.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주위에서 즉시 얻을 수 있어서다. 따라서 다수의 곤충이 애벌레의 먹이가 될 동물의 사체에 직접 알을 낳는데, 알은 빠르게 부화해 구더기로 변하고, 구더기가 시신을 훼손한다. 시신이 들개나 들쥐, 까마귀나 독수리 등 동물의 습격을 받는 경우도 많다.


물론 부패가 빠르지 않고 냄새도 멀리 퍼지지 않으며 주변에 벌레를 찾아보기 어려운 겨울철에 사망한 시신은 그리 빨리 손상되지 않는다. 땅속에 묻어둔 시신은 벌레 등의 접근을 막을 수 있어 온전히 세균의 힘으로 썩는데, 온대지방의 경우 매장한 시신이 백골이 되는 데 평균 7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수백, 수천 년 넘게 시신이 썩지 않고 유지되기도 한다. 그러려면 부패가 잘 진행되지 않는 특별한 조건이 필요하다. 사막 지역 등에서 시신이 바싹 말랐거나 동토 지역에서 꽁꽁 언 경우가 대부분이다. 드물게 늪이나 무덤 속에서 외부 공기와 차단돼 썩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망 이후 가장 오랫동안 썩지 않은 시신은 5300년(이 정도 기간이 지나면 보통 ‘미라’라고 한다) 전 사망한 ‘아이스맨 외치(Oetzi)’다. 외치는 발견된 지역 명을 따 붙인 이름이다.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산맥에서 1991년 발견된 이 미라는 현재까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最古) 미라로 남아 있다. 이렇게 긴 시간 썩지 않고 보존된 이유는 추운 기후 덕분에 얼어붙은 시신이 그대로 남았기 때문이다.


외치는 1991년 9월 등산을 즐기던 부부가 발견했는데, 이들은 외치의 모습을 보고 살인사건이 벌어진 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보존 상태가 좋아 이탈리아 사우스티롤 고고학박물관 연구팀은 외치의 골격, 유전자 정보 등을 분석해 살아생전의 모습을 거의 완벽하게 복원했다. 외치의 사인을 분석한 많은 학자가 화살에 맞아 죽었다고 보지만 일부에서는 두부에 강한 충격을 받아 사망했다는 가설을 내놓았다.


참고로 한국의 시신 중 썩지 않고 가장 오랫동안 남은 것은 2004년 대전 계룡산 인근에서 발견된 ‘학봉장군 미라’다. 사방을 회곽으로 밀봉한 조선 전통 무덤 회곽묘 덕분에 썩지 않고 미라로 남은 것으로 시신의 주인공은 약 600년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대전 계룡산 자연사박물관에 실물이 전시돼 있다.


저혈당발작·저체온증說


유씨의 사망을 놓고 대중의 의혹이 끊이지 않는 건 제대로 된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백 년, 수천 년 전 죽은 미라도 사인을 척척 알아내는데, 죽은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시신을 놓고 원인을 알 수 없다고 발표하니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도 이해가 가는 점이다.


경찰이 유씨의 사인을 감추고 있다거나 유씨가 이미 국외로 도피했는데 가짜 시신을 내놓았다는 낭설이 이어졌으나 사망 시기와 관계없이 사인 규명은 시신이 얼마나 온전하게 남아 있느냐에 달려 있다. 유씨는 발견 당시부터 시신이 크게 훼손돼 사망 원인을 알기 어려웠다는 것이 국과수의 주장이다.


유씨가 타살됐다는 증거는 밝혀지지 않았다. 먼저 독극물에 의한 피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검사 결과 유씨의 시신에선 독극물이 일절 발견되지 않았으며 뼈가 부러지는 등 눈에 띄는 외상도 없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목되는 것이 당뇨로 인한 저혈당 발작이다. 유씨가 지병으로 당뇨를 앓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추운 날씨에 비가 온 상황에서 당뇨나 고혈압 등의 지병을 가진 사람은 체온이 35도까지만 떨어져도 쇼크가 올 수 있다. 국과수 역시 이 점을 확인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백승경 국과수 독성화학과장은 “간과 폐의 독극물 검사에서 모두 음성 반응이 나타났다”며 “근육에서는 ‘케톤체(ketone body)’라는 성분에 음성 반응을 보였으며 나머지에는 반응을 아예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케톤체는 당뇨가 있는 사람의 몸이 포도당 대신 지방에서 에너지원을 얻을 때 생기는 물질로 보통 소변에서 검출되며 근육에선 검출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또 다른 유력한 추측으로 ‘저체온증 사망’이 꼽힌다. 만취 상태에서 길가에 쓰러졌다가 체온이 떨어져 죽었다는 것. 인근에서 술병이 발견됐다는 점, 양말 등을 벗고 있었다는 점 등이 정황 증거로 제시된다. 저체온이 계속되면 오히려 덥게 느껴져 옷을 벗는 현상이 종종 나타난다. 여성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경우 성폭행 살인으로 오해할 정도로 옷이 벗겨져 잇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한 법의학 전문가는 “시신이 신발과 양말을 벗은 상태에서 상의를 위로 끌어올리는 등 탈의 현상을 보인 것을 고려할 때 저체온 사망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저체온증 사망 추측을 두고는 “저체온증으로 객사한 시체라면 반듯하게 누워 있는 게 아니라 웅크리고 있어야 한다”는 반박이 나온다. 또한 “5월 말에는 저체온증으로 사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5월 말이라고 하더라도 해가 뜨기 전에는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만큼의 기온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 밤이슬 등에 젖으면 체온이 더 빨리 떨어질 수 있다는 점 등도 고려해야 한다. 사망할 때 몸 자세가 반듯했던 것도 앞뒤 정황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왜 그랬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과학적 수사 기법 강화해야”


유씨의 사인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 일부 법의학자는 경찰이 현장검증의 중요성을 간과했다며 상당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미국 등 범죄 수사 선진국의 경우 변사체가 발견되면 법의학 전문가가 현장을 먼저 찾아가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근거를 수집하곤 하는데, 한국은 경찰이 수사를 마친 후 시신을 옮겨 부검만 요구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경찰이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이 관례다. 이번 유씨 사건도 경찰이 현장에 남아 있을지 모를 수많은 법의학적 근거를 놓쳐 사인 규명이 미궁에 빠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강신몽 가톨릭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국과수에서 유씨의 사인이 불분명하다고 발표한 데 동감하지만 사인은 시체를 부검해서만 밝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 사람의 행적이나 현장도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참고로 드라마 ‘CSI’로 유명한 미국의 법의학 체계는 법의관 및 검시관 제도로 크게 나뉘는데 검시관은 사건 현장을 조사하는 것이 주요 업무이고, 법의관은 사건 현장에도 참여하며 수사 과정에서 의학적 조언을 하고 범인 판단 여부에 결정적 의견을 낸다. 또 부검 여부를 판단하고 수행하는 것도 법의관의 권한이다. 따라서 변사체를 발견했을 때 경찰이 법의관이나 검시관을 대동하는 것이 상례다.


특히 법의관은 드라마에서처럼 현장을 직접 찾아가기도 하고, 경찰에 CCTV 영상을 포함해 다양한 증거물을 역으로 요청하는 등 범죄 수사와 관련해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권한을 갖고 있다. 마이애미 주의 경우 법의관은 200건 이상의 부검 경험을 가진 병리학 전문의 중 시험을 통해 선발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법의관 제도는커녕 범죄 현장을 신속하게 찾아 초동 조사를 할 검시관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어서 제도 개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많다.


이상한 경북대 법의학과 교수는 “미국은 부검 등으로 조사해야 할 시신이 법으로 정해진 터라 범죄 수사 때 다양한 과학적, 의학적 수단을 총동원한다”며 “우리나라도 과학적 법의학 수사 기법을 강화하는 한편 현장 전문가를 양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경찰이 사망 시기조차 알아내지 못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한다. “무언가 감추고 있으니 사망 시기를 발표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이런 주장은 미국 드라마 CSI의 영향 탓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전문요원으로 분한 미남 배우들이 시신을 살펴보고 “며칠 전에 죽었다”고 단정하듯 말하는 장면이 자주 방영됐다.


물론 시신은 말은 못해도 많은 정보를 전해준다. 법의학자들은 백골만 있어도 성별과 나이, 얼굴과 키 등을 알아낼 수 있다. 시신의 부패 정도만 보고도 대략적인 사망 시각을 추정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이런 것도 충분히 검증할 수 있을 만큼 시신 상태가 온전해야 가능하다.


구더기, 8일 만에 번데기로


통상 시신의 상태를 맨눈으로 확인해 사망 시점을 역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실온 상태라면 사람은 보통 죽은 지 하루 만에 색깔이 변하고 구더기가 생기기 시작한다. 2∼3일이 지나면 썩기 시작해 물집이 나타나고, 8일이 지나면 구더기가 번데기로 바뀐다. 하지만 이 방법이 그리 정확한 것은 아니다. 기온이 섭씨 20도 이상이라면 시신은 12∼18시간 만에 급격하게 부패하기도 한다. 최근 일부 살인사건에서 범인이 시신에 횟가루를 뿌린 경우가 간혹 있다. 횟가루는 시신 표면의 수분을 흡수해 부패를 막을 수 있다. 사망 시점이 잘못 밝혀지기를 기대한 행위로 보이지만, 부패를 이용한 사망 시각 추정 기술이 부정확한 데다 다른 추정 방법이 많아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신이라면 체온측정법이 자주 쓰인다. 사람은 죽은 후 2시간까지는 체온이 변하지 않지만 이후엔 1시간마다 평균 0.8도씩 떨어진다. 체온이 다 식어버리기 전에 시신을 부검하면 대략적인 사망 시점을 알 수 있다. 물론 체온은 주위 온도나 습도, 바람 등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법의학자들은 ‘헨스게법’이라는 표준 측정법을 이용하곤 한다. 시신의 직장 온도를 주변 온도, 체중과 비교하는 방법으로 사망 전후 2.8시간 이내로 사망 시점을 유추할 수 있다. 신뢰도는 95%다.


이밖에 혈액이 가라앉으며 시신 아래쪽에 생기는 시반(검붉은 점)의 크기, 시신이 굳어져가는 사후경직 순서를 봐도 사망 시점을 알 수 있다. 시반은 사망 후 30분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2∼3시간 지나면 점 모양으로 나타난다. 10시간이 넘으면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법의학자들은 이런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사망 시점을 추측한다.


이 같은 전통적 방법 외에도 첨단 기술이 계속 등장한다. 유리체 검사가 그중 하나다. 유리체는 사람의 수정체와 망막 사이의 공간을 채우는 젤리 형태의 조직이다. 사망 이후에는 유리체의 칼륨 농도가 점차로 증가하는데, 이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눈동자 안에서도 위치에 따라 칼륨의 농도가 들쑥날쑥하기에 아직 참고자료로서만 의미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밖에 근육이 가진 에너지(글리코겐)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이 방법도 정확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의 사망 시점이 사인을 밝혀내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국과수는 앞서 언급했듯 “시신의 손상이 심해 추정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말은 수긍이 간다. 유리체 검사를 할 안구는 이미 썩어 있고 장기도 대부분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사망하고 수주 이상 지난 시신을 냉장 보관했으니 체온검사법 같은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국과수는 다만 발견한 날로부터 약 20일 전 안팎에 사망했을 거라는 막연한 추측만 내놓았다.


수상한 점 있지만…


국과수의 공식 발표에도 ‘시신이 정말 유씨의 것이 맞느냐’는 의혹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는다. 7월 25일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시신을 바꿔치기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면사무소 업무일지와 112 신고기록에는 6월 12일 시신을 발견한 것으로 기록됐지만 매실 밭 인근 주민 5명은 ‘그 이전부터 시신이 있었다’고 밝혔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세월호 사망사고 이전인 4월에 사망한 시신이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도 나왔다.


다양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유전자 검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 “실종된 이복형제의 시신 아니냐”는 등의 낭설도 나돌았다. 사진만을 놓고 유씨 시신의 키가 애초 알려진 것보다 더 큰 것 같다고 지적한 사람도 있었다. 이런저런 의구심이 남아 있긴 하지만 시신 자체를 유씨의 것이 아니라고 보기에는 드러난 과학적 사실이 너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과학적으로는 유씨가 아니라 타인이라고 보는 것은 억지에 가깝다. 유전자 분석 결과 시신이 유씨의 이복형제일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과수는 “어머니로부터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검사한 결과 다른 어머니의 자식일 확률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정밀 기계로 측정한 결과 유씨 시신의 키는 159.3㎝가량으로 경찰이 파악한 키와 거의 같으며 치아의 형태나 치과 기록 역시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시신이 유씨의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다는 것이다.


치과 기록에 대해 한 치과 개업의는 “방송 등에 나온 영상을 기준으로 보면 금니로 때운 부분(골드크라운)은 어금니 두개를 묶어 씌운 것으로 과거의 치료법이지만 꽤 오래전에 치료받은 것으로 보여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면서 “치과 치료 기록을 주치의가 미리 제공했다고 들었는데 기록과 시신의 치아 상태가 일치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물론 과학적 증거와 관련해 “시료나 검사 결과 자체가 조작됐다” “국과수조차 정부의 끄나풀이라 모든 발표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의 주장은 음모론에 가까울 뿐 과학적으로는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 한 법의학 전문가는 “국과수 이외에도 수많은 법의학 전문가가 활동하며, 이 정도까지 증거를 제시했는데도 믿지 못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 대학 법의학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 법의학자 중 4분의 1이 방송에 등장했을 만큼 국과수 검사 결과에 대해 시민의 의구심이 큰 것 같다”며 “정황상 의구심이 생기는 부분이야 있겠지만 과학적인 조사 결과만큼은 신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사후, 생명현상에 대치하여 시체에 나타나는 변화 내지 현상을 시체현상이라 한다. 이 현상은 살상 사건의 수사는 물론, 변사체에 대한 검시에 있어 사후경과시간을 추정하는 근거가 되므로 법의학상 중요한 현상의 하나이다. 


1. 죽음이란? 

인체에 질병과 같은 내인(內因)이 발생하거나 손상과 같은 외인(外因)이 가해지면 인체내에서는 평형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생체 반응이 일어난다. 그러나 내인 또는 외인이 생명을 유지하기에 부적합한 정도라면 평형은 깨지고, 생명활동이 정지되는 방향으로 비가역적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생명활동은 결국 영구히 정지하여 소멸되는데 이를 죽음(death)이라 한다. 


2. 초기의 시체변화(Early postmortem change) 

임상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죽음은 심장의 운동과 호흡 운동의 영구적 정지로써 결정된다. 그러나 심장운동과 호흡운동이 동시에 정지되는 일은 드물고 대개는 한쪽이 먼저 정지된다. 심장운동이 먼저 정지하는 것을 심장사(心臟死), 폐의 호흡운동이 먼저 정지하는 것을 폐사라고 한다. 심장사는 심장손상의 경우 또는 병사의 경우에 있어 심장이 쇠약하여 심장운동이 정지될 때에, 폐사는 질식 등의 경우에서 볼 수 있다. 


사람이 사망하였을 때에는 그 생리적 작용이 없어지고 주로 물리적 작용이 이에 대체되어 시체의 냉각, 건조, 시반(屍斑) 및 시체경직 등의 여러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은 가사(假死)에서는 볼 수 없기 때문에 만일 이런 현상, 특히 시반 및 시체 경직이 나타나면 죽음의 확실한 징후가 되는 것이다. 


1) 시체냉각(Cooling of the body, Algor mortis) 

사후 근육은 긴장을 잃고 이완되며, 각종 반사기능은 소실되고, 피부는 창백해진다. 사후 시체의 체온은 점점 떨어져서 결국은 외계온도와 동일하게 되며, 시체 냉각의 속도는 연령, 영양상태, 외부의 온도, 의복 착용상태, 사인 등에 따라 좌우되는 까닭에 일정치 않다. 


시체의 냉각속도는 대체적으로 사후 10시간 이내에서는 매시간 약 1.0℃씩, 그 후에는 매시간 약 0.5℃∼0.25℃ 정도씩 직장내 온도가 하강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하여 사후 24시간 경에는 체온은 주위 온도와 거의 같아진다. 이에 반하여 사후 10시간 정도 또는 사망 직전부터 체온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수도 있는데, 예를 들면 파상풍, strychnine 같은 경련독의 중독, 뇌 및 척수상부의 손상 등의 원인으로 사망한 경우에는 사후 40℃ 이상에 달하는 수도 있다.

 

17∼18℃의 기온하에서의 직장 체온도와 사후경과시간과의 관계

직장 체온도 사후경과 시간 직장체온도 사후경과 시간

36℃ 1-1.5 29℃  7-11

35℃ 2-2.5 28℃  8-13

34℃ 3-4 27℃  9-15

33℃ 4-5 26℃  11-17

32℃ 4-6 25℃  13-19

31℃ 5-7 24℃  15-23

30℃ 6-9 23℃  8시간 이상


2) 시체건조(Drying of the body)

사후 수분의 보급이 정지되어 시체가 점차로 건조하는 바, 표피박탈, 화상, 기타 외상이 있었던 부분은 특히 건조가 빠르고 담갈색으로 보이며 다른 주위 조직과 쉽게 구별된다. 각막은 대체로 사후 12시간 전후부터 점차로 혼탁하기 시작하여 48시간 전후에서 불투명하여진다. 


3) 혈액침추 및 시반(Hypostasis and Postmortem Lividity, Livor mortis) 

사후 혈액순환이 정지되면 혈액은 자체중량에 의해 점차 시체 밑바닥 부위 혈관에 모인다. 이런 현상을 혈액침추라 한다. 혈액침추는 시체의 체표 및 내부장기의 밑 부위에도 생기며, 피부에 나타나는 혈액침추 현상을 특히 시반(屍斑)이라고 한다. 시반은 최초에는 작은 점상의 어두운 붉은색의 반점을 형성하나,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서로 융합 증대하여 넓은 암적색의 반문(斑紋)으로 변한다. 


4) 시체경직 및 사강(Postmortem rigidity· Rigor mortis)

근육은 생존 중에는 일정한 긴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사후에는 일시 이완되었다가 다시 점차 수축하기 때문에 모든 관절의 경직이 생긴다. 이 현상을 시체경직이라 한다.


 시체경직 현상을 또는 사강(死剛)이라고도 한다. 그 성립기전은 사전의 근장(筋漿)은 약알칼리성이나 사후는 근육 내에 다량의 젖산이 생산되어 경직 전에는 0.03%이던 것이 0.4%로 증가함으로써 약알칼리성에서 강산성으로 변하는 까닭에 근육단백 응고로 인해 근육교질이 팽창하여 근육섬유가 단축·팽대하는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따라서 근육의 발육이 좋은 사람, 혹은 사전에 경련이나 근육 운동들로 인해서 다량의 젖산 발생이 있을 경우에는 시체경직은 빠르고, 강하게 나타나며 또한 오랫동안 지속된다. 그러나 젖산발생이 전혀 없고, 따라서 반응도 알칼리성이 되는 mono iodoacetic acid 중독의 경우에도 경직이 생기기 때문에 현재는 생근수축의 경우와 동일하게 경직은 아데노신 삼인산(adenosine triphosphate; ATP)의 분해에 관계가 있다고 보는 설이 유력하다. 


다만 그 반응이 극히 완만하고 또한 비가역적으로 진행하는 점이 생근의 경우와 다를 뿐이다.



3. 후기의 시체 변화(Later postmortem change) 

초기의 시체변화는 대개가 물리학적 변화이지만, 후기의 시체변화는 결국 내외 각종의 원인에 의한 분해의 과정이다. 시체의 분해는 극히 복잡한 현상으로서 상세한 것은 아직 확실히 규명되어 있지 않으나, 주로 화학적 변화에 의하는 것이다. 이 화학적 변화는 주로 산화작용과 환원작용의 화학적 분해작용으로서 고급 유기성 조직이 간단한 화합물로 변화하고, 드디어는 질산, 탄산, 황산, 인산 등의 산소화합물 또는 암모니아, 탄수화물, 황화수소 등의 수소화합물로 변화하여 대기 중으로 날아가 버리거나 혹은 땅속에 침윤되어 간다. 


1) 부패(Putrefaction) 

시체의 부패는 부패균의 작용에 의해서 일어나는 질소화합물의 분해(postmortem decomposition)를 말한다. 시체의 혈액은 사후 2∼3시간(28∼30℃)에서 4∼6시간(10∼15℃)까지는 대체로 무균 상태이나 그후 갑자기 세균의 오염을 받는다. 부패에 관여하는 세균은 사망시 눈, 코, 입 등의 주위에 부착되어 있었던 것, 기도, 소화관 내에 생리적으로 발견되는 호기성 또는 혐기성 세균류이고, 전염병사일 때는 그 병원성균 또 말기에 피부의 방위 기구가 파괴되면 대기중, 땅속 등에서 침입하는 각종 세균류, 사상균류 등도 있다. 시체의 부패속도는 공기의 유통, 온도 및 습도 등의 외부 조건과 연령, 체질, 사인 등의 내부 조건에 따라 그 진도가 다르다.


대체로 공기의 유통이 좋으면 부패는 촉진되고 불량하면 지연된다. 따라서 시체의 부패는 공기중에서 가장 빠르고, 물속 또는 흙속에서는 늦다. 부패는 20∼35℃에서 잘 일어나며, 5℃이하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고 0℃이하에서는 시체의 분해 작용이 정지되므로 동결 시체는 오래도록 신선한 상태를 유지한다.


부패 초에 혈액의 파괴로써 용혈이 일어나면 그 혈색소는 혈관벽을 통과하여 삼출되고 주위조직은 혈색소(hemoglobin) 침윤으로 인하여 담적색을 띤다. 이러한 변화는 피부에서는 시반 및 피부정맥 주위에, 내장에서는 심장 및 대혈관의 내막에 나타난다. 


사후 24∼36시간 경과하면 장골능선, 샅부위 또는 배꼽 주위는 엷은 암녹색, 즉 소위 부패 변색이 발현되고 점차 복부 전체에 미친다. 그리고 표피는 부풀어 수포를 형성하며, 이것이 파괴되면 진피를 노출하고, 혈색소 침윤으로 인하여 더러운 적색에서 암갈색이 된다. 


사후 3∼5일을 경과하면 피부정맥은 적갈색 내지 자녹갈색을 띠며 수지상문(arborescent markings)으로 투견되고 머리털은 용이하게 탈락된다. 전신의 피부 밑 조직 및 근육은 부패가스 형성으로 말미암아 기종상(氣腫狀)이 되며, 얼굴은 안구돌출, 눈꺼풀, 입술 등이 부풀어올라 커지고 음경, 음낭, 음순도 심하게 팽대해져서 이른바 거인상외관(巨人狀外觀)으로 보이게 된다. 


각 장기의 부패의 느림과 빠름은 각종 조건에 따라 다르나, 캐스퍼(Casper)에 의하면 가장 부패하기 쉬운 것은 기관이고 다음이 신생아의 뇌, 위장, 비장, 대망, 장간막, 간, 성인의 뇌, 심장, 폐, 신장, 식도, 췌장, 횡격막, 혈관, 자궁, 힘줄, 인대의 순위라고 한다. 그리고 잔존한 머리털, 손톱 등도 점차로 소실하여 드디어는 백골화(白骨化)한다. 


부패 시체에서는 특유한 냄새를 발산하는데, 이것은 부패시에 발생하는 냄새가 있는 가스에서 유래한다. 


부패가스 중에서 중요한 것은 황화수소가스와 암모니아가스이다. 황화수소는 부패할 때 유황 함유의 단백질에서 휘발성의 황화물이 생기고, 최후로 황화수소가 된다. 이 가스는 특히 혈액중의 함철분해물에 작용해서 sulfhemoglobin 및 sulfmethemoglobin을 만들어 암녹색으로 변색한다. 이 변색은 사후 보통 제2일째 체표 특히 배 피부외에 내부장기에까지도 미치는 것이므로 병적 변화와 오인하여서는 안 된다. 


암모니아는 암모니아성 부패시에 생기며 암모니아성 부패는 주로 세균작용에 의해서 생긴다. 


2) 미이라화(Mummification) 

시체의 건조가 부패, 분해 등의 현상보다도 빠르고 또 고도로 진행하면 시체의 건조물이 된다. 이것을 "미이라"라고 한다. 건조지대에서는 자연적으로 형성되며 아프리카 등지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한다. 


3) 시랍화(Adipocere formation, Saponification) 

시체 성분이 화학적 분해, 화학적 변화에 의하여 고체형태의 지방산 혹은 그 화합물로 변화한 상태를 시랍화라고 한다. 시랍 생성에는 물이 필요하다. 따라서 대부분은 물속 또는 수분이 많은 땅속에 있던 시체에서 생긴다. 시랍색은 회백색(灰白色)이고 비누같은 경도가 있고 질이 무르기 때문에 파손되기 쉽다. 소아는 대략 2∼3주일간, 성인은 4∼5주일간에 형성된다. 


4) 백골화(Skeletonization of the body) 

부패에 의해서 시체의 연골조직이 완전히 분해될 때까지의 시간은 내외조건에 따라 달라서 반드시 일정하지 않으나, 건조한 땅에 매장한 시체는 대개 3∼4년간에 분해되어 뼈·연골·인대·힘줄 등만이 남고, 소아의 시체는 4∼5년 후, 성인 시체는 7∼10년 후에는 완전히 뼈가 된다. 땅위에 있는 시체는 1년 이내에 분해되며, 30년이 경과하면 장골(長骨)은 파괴되고, 소골만 원형으로 잔존한다. 뼈 중에서도 두개골은 비교적 오랫동안 남는다.



4. 사후 경과시간의 추정(Estimation of postmortem interval) 


1) 시체 현상에 의한 추정 

① 사후 약 1시간 : 시반은 점상으로 약간 나타나 있지만, 시체 경직은 아직 나타나 있 지 않을 
② 사후 약 2∼3시간 : 시반이 경미하고, 시체경직은 목덜미 근육 및 관절에만 존재 
③ 사후 약 4∼5시간 : 시반이 체위를 바꾸면 전위되고, 시체 경직이 상지관절에 나타나며, 인위적으로 사후 경직을 완해시켜도 재경직이 일어남 
④ 사후 약 7∼8시간 : 시반 및 시체경직이 심하고, 시반이 지압(指壓)으로 소퇴하지 않으 며 경직이 하지관절에까지도 미치고 있을 때 
⑤ 사후 약 10∼12시간 : 시반 및 시체 경직이 현저하여 손가락관절의 경직도 나타나고 각 막이 안개 모양으로 혼탁했을 때 
⑥ 사후 약 24시간 : 각막은 혼탁되어 있으나 동공은 투명하며, 배의 피부가 엷은 녹색을 띠고 입, 콧구멍, 눈 등에 파리, 구더기가 생겼을 때 
⑦ 사후 약 30시간 : 턱관절의 경직이 풀리기 시작할 때 
⑧ 사후 약 36시간 : 상지의 경직이 풀리기 시작하였을 때 
⑨ 사후 약 48시간 : 각막이 불투명하고 하지의 경직이 풀리기 시작하였을 때 
⑩ 사후 약 2∼3일 : 배꼽 주위, 샅 부위의 피부가 암녹색으로 변색하고 여러 곳에 부패 수포가 생겼을 때 
⑪ 사후 약 8일 : 구더기가 번데기로 되었을 때 
⑫ 사후 약 3주간 : 번데기가 허물을 벗었을 때 
⑬ 사후 약 3∼6주간 : 동물이 다 뜯어먹은 후 뼈만 남았을 때 
⑭ 사후 수개월 이상 : 백골화, 시랍화 되었을 때 


2) 직장내 온도에 의한 추정 

정상성인의 시체가 기온 17∼18℃에서 나체로 방치되었을 때에, 직장내 온도(直腸內溫度)의 하강도는 대략 다음 표와 같다. 단, 체온의 하강도는 외기온에 따라 크게 다르고 비만자가 수척자보다 느리다. 


17∼18℃의 기온하에서의 시체직장 체온도의 하강도

여윈 사람                                   비만한 사람

최초의 4시간 매시간 1.0℃           최초의 3시간 매시간 0.65℃

다음 2시간 1.5℃                     다음 4시간 1.0℃

다음 3시간 1.0℃                    다음 12시간 0.5℃

다음 10시간 0.5℃                    다음 6시간 0.25℃

다음 6시간 0.25℃                                                 

 25시간에 16.5℃                 25시간에 13.45℃


3) 위장 내용물에 의한 추정 

위장 내용량 및 소화의 정도는 사망 전의 최종 식사 섭취시부터 사망까지의 시간을 추정하는데 참고가 된다. 음식물의 위내 체류시간은 음식물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쌀밥, 야채, 과일은 3시간 내외, 육류는 4∼5시간 내외이나 정신불안 상태하에 있어서는 더욱 지연되어 식후 6시간을 경과해도 위 속이 비어 있지 않는 수도 있다. 또 음식물의 종류를 감별함으로써 범죄수사의 단서를 포착하게 되는 수도 있다. 


4) 파리·구더기의 성장 과정에 의한 추정 

파리는 시취를 맡고 날아와서 눈구석, 콧구멍, 입꼬리 등 습한 체강의 입구 또는 상처 있는 곳에 산란하고, 24시간에 부화하여 구더기가 된다. 구더기는 시체 조직에서 영양을 섭취하여 성장하고, 처음에는 0.2cm 정도이나 1∼2주간에 1.2cm 정도로 성장하여 번데기가 된다. 번데기는 약 1주간 후에 성충(파리)으로 된다. 성충이 된 파리는 또 산란하여 구더기를 만들고 수 세대에 걸쳐 시체를 먹는다. 구더기는 여름에는 4∼5일에 1.2cm에 달하여 번데기가 되나, 겨울에는 10수일 이상 걸려 번데기로 된다. 이 구더기의 성장 과정은 사후 경과시간의 추정에 좋은 자료로 생각되고 있다.


5) 기타의 검사법에 의한 추정 

화학적, 물리학적, 조직학적 방법 등 매우 다방면에 걸치기 때문에 참고로 그 일부분의 명칭만을 소개하여 두지만 실지로는 시험조작이 복잡하여 이용도가 희박하다. 


(1) 화학적 방법에 의한 검사법 
① pH 시간 곡선에 의한 사후 경과시간의 추정 
② 사후 장기 및 조직중의 아미노산, 아민 및 그 유사 화합물의 증감에 의한 경과 시간 의 추정


(2) 생리학적 방법에 의한 검사법

① 장기온도의 측정 
② 조직 등전점의 측정에 의한 방법


(3) 조직학적 방법에 의한 검사법 
① 중성백혈구의 형태학적 변화의 정도 
② 적혈구의 염색성 변화의 정도 
③ 췌장세포의 형태학적 변화의 정도 


<출처> http://klops.spo.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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⑵ 물속에 있음으로 생기는 소견


이러한 소견들은 사망원인이나 종류를 구분하지 않고 물속에 있었음을 의미할 뿐이다,



① 체위


익사체의 경우 물속에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머리와 팔다리를 밑으로 늘어뜨린 채 엎드린 자세인 경우가 많다.



② 시반


물 흐름에 따른 체위의 변화와 수중의 고른 압력으로 형성되지 않거나 약하게 관찰된다. 


한편 피부가 부으면서 투명성을 잃어 관찰하기가 어렵고 물때가 끼기도 한다. 그러나 내부 장기의 경우에는 보통과 같이 혈액침하 현상(hypostasis)이 나타난다.


시체 냉각이 공기 중에서보다 20배 빠르게 나타나므로 체온의 저하와 수중 산소의 침투로 인해 시반의 색깔은 밝은 적색으로 나타난다.



③ 닭살(아피, cutis anserina) 형성


한냉 자극으로 털세움근(arrector pili muscle)이 수축해서 닭살처럼 보이게 된다. 찬물에서 심하다.



④ 표모피(bleached wrinkled skin, washerwoman's hand) 형성


오래 목욕하거나 빨래를 하면 손바닥, 발바닥, 손가락 끝, 무릎, 팔꿈치 등이 허옇고 쪼글쪼글해지는 것처럼 된다. 


일반적으로 의복과 접촉한 부위에서는 그렇지 않은 부위에서보다 더욱 빨리 발생하며, 발에서는 손에 비해 늦게 발생한다. 


따뜻한 물속에서는 수 분이 지나면 발생할 수 있고 찬 물속에서는 4~5시간 정도가 지나야 한다. 


몇 시간이 지나면 손가락 끝에 나타나고, 차차 손바닥, 손등으로 넓어지며 오래되면 자가융해(autolysis), 부패 현상으로 손발의 피부가 손톱, 발톱과 함꼐 장갑이나 덧신처럼 벗겨진다. 


민물에서 더 잘생기며 여름에는 5~10일, 겨울에는 2~3주 지난 시체에서 볼 수 있다. 


벗겨진  피부는 지문을 유지하므로 신원확인에 유용하다. 


표모피 형성은 시체가 물속에 있었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⑤ 부패


물속에서는 대기중에서보다 부패의 속도가 늦다(Casper 법칙). 그러나 자가융해는 여전히 진행되므로 수중시체를 건져 대기중에 두면 대기의 부패균이 관여하고 체내 부패균이 다시 활성을 띠므로 부패가 급속히 진행한다. 이러한 과정은 시체를 냉장보관하는 것만으로 멈추기 쉽지 않다. 


머리, 얼굴, 목에 혈액침강으로 인한 심한 울혈이 생기고 이곳부터 부패가 시작하여 심하다. 부패가 진행하여 가스가 많이 발생하면 거인상이 된다.


해수에서 염분에 의한 시체의 탈수 현상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달 이상이 지나 시랍이 형성되면 일부 형태학적인 관찰이 가능할 수도 있으나 사후 경과시간을 정확히 판단 할 수 없다.



⑥ 수중손괴


수중시체는 파도나 물 흐름에 따라 움직이다가 돌, 바위, 다리, 배, 선박의 스크류 등에 부딪혀 표피박탈, 열상, 골절 등이 생긴다. 


또한 물고기나 물속 생물에 의한 손괴도 생길 수 있다. 당연히 생활반응은 없다. 


부패가 진행하면 손상의 흔적을 확인하기 쉽지 않다. 엎드린 자세에서 사후손상은 얼굴이나 손, 무릎 등에서 발생하기 쉽다. 


사망을 전후하여 발생한 손상은 생존 기간이 짧기 때문에 별다른 형태학적 변화를 나타내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물속에서 발생할 수 없는 손상인지를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다. 화상, 발사체 손상, 폭발에 의한 손상, 본뜬 손상 등은 물에서 생기기 어렵다.



<출처> 법의학. 강현욱. 정문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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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특히 부패균이 인체의 복잡한 유기물을 분해하여 단순한 유기화합물로 바꾸는 것을 부패라 한다. 부패는 후기 시체 변화의 주요현상이다. 여러 장내 세균과 외부에서 들어온 부패균으로 유발된다. 부패균은 혈관 안에 있는 혈액을 따라 번식하며 스스로 만든 가스에 의해 발생하는 압력으로 시체 전체로 진행되는 데 이를 사후 순환이라고 한다.


산소가 적고 수분이 많은 상황에서 단백질이나 타누화물을 분해하여 각종 아미노산, 암모니아 가스, 황화수소들이 발생한다. 산소가 많고 수분이 적으면 마지막으로 여러무기산의 산소화합물을 만든다.


1) 부패에 영향을 주는 조건


부패의 진행은 여러 조건이나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이는 결국 부패균이 자랄 수 있는 조건과 일치한다. 



(1) 부패를 촉진하는 조건


① 외부조건

 공기의 공급이 충분하고, 적당한 습도와 온도(20~30℃)가 유지되면 부패는 잘 일어난다. 그러나 통풍이 너무 좋으면 빨리 건조하므로 부퍠가 늦다. 수중시체를 인양하면 매우 빠르게 부패한다. 이는 습도가 충분하고, 조직은 적당히 연화하여 세균 번식에 좋은 배지가 되는데다가 공기 중에 있는 부패균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② 시체의 조건

 영양 상태가 좋은 시체, 즉 신생아, 유아, 지방이나 혈액이 많은 사람, 출혈이 없는 급사, 특히 질식사나 내인성 급사로 사망한 경우에 부패가 빠르다. 그 외에 패혈증처럼 이미 균에 감염이 심하거나 하수구처럼 부패균이 많은 곳에 버린 시체에서 부패는 빠르다.



(2) 부패를 억제하는 조건


①외부 조건

 밀폐된 상자나 땅 속처럼 공기 유통이 불충분한 장소, 습도가 낮은 장소나 물 속처럼 너무 습도가 높은 장소에서는 부패가 억제된다. 주변 온도가 30℃ 이상이거나 5℃ 이하에서도 마찬가지다.


② 시체의 조건

 영양상태가 나쁘거나 출혈이 많은 시체, 비소나 수은 중독 시체에서는 부패가 늦다. 옷에 눌린 부위는 다른 곳에 비하여 부패가 늦다. 장기 가운데 위 췌장은 자가융해 때문에, 비장과 간은 부패 때문에 가장 빨리 변한다.



(3) Casper 법칙(Casper's law)


부패는 온도, 습도, 공기의 유통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땅위에 있는 시체에서 충분한 온도와 공기의 공급으로 부패가 가장 빠르며, 물 속이나 땅 속에서는 공기 유통이 없고, 고습도나 저온으로 부패의 진행이 늦다. 공기 중에서 1주일간 부패한 정도는 수중에서 2주일, 땅 속에서는 8주일간 부패한 정도와 비슷하다. 이 비율은 개월 수로 계산하여도 일치한다. 그러나 항상 그러한 법칙에 따르는 것은 아니다. 


① 침수된 시체의 부패

 표피가 침연되고 결국 탈락되는 점은 수중 시체의 특징이다. 이러한 소견 외에도 물은 부패의 전반적인 과정에 영향을 준다. 시체 내에 가스가 형성됨에 따라 물에 뜨게 되는 그 시간은 매우 다양하며 이론적인 시간표와 잘 맞지 않는다. 대개 머리가 무겁기 떄문에 얼굴이 아래로  향한 자세를 보이는데, 이 때문에 복부와 흉부에 가스 형성이 다소 늦어 진다. 체액이 아래로 이동해서 부패가 더 많이 진행되기 때문에 얼굴이 부패 초기 임에도 알아보기가 불가능 할 정도로 매우 심하게 부패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물의 깨끗한 정도(하수)도 부패의 속도에 영향을 주지만 부패 속도의 가장 중요한 인자는 온도이므로 수온이 더큰 영향을 준다.


② 매장된 시체의 부패

 땅에 묻힌 시체의 부패 속도는 대기 중이나 침수된 경우보다 훨씬 느리게 진행되며 부패 과정이 정지되어 미이라화 되는 경우도 있다. 일반 묘지의 매장처럼 깊게 묻는 경우는 살인사건에서 급히 숨기기위해 간단히 얕게 묻는 경우보다 더 잘 보존이 된다. 깊게 묻을 수록 더 온도가 낮고, 공기가 차단되며, 침수되지 않는 한 비의 영향도 직접적으로 받지 않기 때문이다.


 토양 인자 중 배수성과 통풍성이 중요하지만 시체가 놓여있는 지형이 더 중요하다. 점토는 공기와 스며들어오는 물을 막을 수 있다. 반대로 모래땅은 공기와 빗물이 들어오기 쉽고 배수도 잘 된다. 계곡의 바닥이나 지하수면 아래에 놓여 있으면 물이 들어 올수 밖에 없지만, 배수가 잘되는 언덕 중턱에 위치해 있으면 비교적 건조하게 보존될 수 있다.


 매장된 시체의 보존에 도움이 되는 또 다른 인자로는 관이 있다. 요즘 관이 종종 나무 합판이나 마분지로 되어 있어서 젖으면 쉽게 분해되기는 하지만 어떤 종류의 관도 일정 기간 동안 공기와 물을 차단할 수 있다. 튼튾게 접합된 관에서는 수년 동안 보존될 수도 있고, 봉인된 금속관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매우 잘 보관 될 수 있다.


 매장에서 부패를 느리게 하는 주된 요소로서 동물의 침습이 비교적 적다는 것도 한 가지 이유다. 벌레의 알이 놓이기 전에 시체가 묻힌다면 구더기의 효과를 피할 수 있다. 설치류 나 더 큰 표유동물들은 얕게 묻힌 겨우에만 접근할 수 있고, 깊은 곳의 관에 묻힌 경우에는 관이 파괴되어야만 그나마 땅속 동물들이 접근할 수 있다.




 <출처> 강대영. 법의학. 정문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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