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을 상징하는 동물이 펭귄이라면 북극은 북극곰이다. 곰 중 크기가 가장 큰 축에 속한 북극곰은 그 크기가 2.5미터에 달하며, 체중 또한 0.5톤을 넘는 등 지구상 최대의 육상 포식자다. 북극의 엄청난 추위 영하 40도를 견디며, 1톤에 가까운 힘을 낸다고 알려졌다. 이 강인한 동물 북극곰은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동물이다.

지난해 미국 NBC는 미국 지질조사국과 캐나다 환경부 과학자들의 합동 연구진이 발표한 '생태학적 응용(Ecological Applications)'을 토대로 북극곰의 개체수를 조사했다. 그 결과 주요 서식지인 북서부 알래스카 보퍼트 해역에서 북극곰 개체수가 2004년 1600여마리에서 6년 뒤인 2010년 900여마리로 급감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북극곰을 멸종위기로 몰고 온 원인은 익히 알려진 바대로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으로 빙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북극곰은 삶의 터전만 잃은 것이 아니다. 북극곰은 물개 등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100 킬로미터 가량을 헤엄칠 수 있다. 수영을 잘하는 동물이지만 빙붕(바다에 떠 있는 얼음덩어리)이 없는 바다에선 북극곰이 쉴 곳을 찾기 힘들다.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빙붕은 빠른 속도로 붕괴됐고, 그 결과 북극곰이 수영을 하다가 쉴 곳을 찾지 못해 탈진해 익사하거나 충분한 먹이를 섭취하지 못해 굶어죽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생존과 번식, 나아가 북극곰 종 자체가 멸종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



지구온난화로 피해를 입는 것은 북극곰뿐이 아니다. 북극지방의 생물은 물론, 지구온난화로 인해 사막화가 진행, 평원이 사라지고 순록, 코알라 등 전 세계의 초식동물들이 위협받고 있다.


2014년 나사가 공개한 1년간 '지구상 이산화탄소 움직임 시각화' 영상


◆ 지구가 더워하고 있어요

지구온난화는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땅이나 물에 있는 생태계가 변화하거나 해수면이 상승하는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세계기상기구(IPCC)에 따르면 1906년부터 지난 100년간 지구의 평균 기온가 0.74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100년까지는 평균 2.4~6.4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구온도가 3도 상승하면 사막화가 가속화되고, 각종 생물이 멸종 위기에 놓인다. 5도가 상승하면 온대 지연은 불모지로 변모, 지하수가 고갈돼 물 분쟁이 일어난다. 6도가 상승한다면 생물 종의 70% 이상이 멸종될 것으로 예상, 전문가들은 이 때를 '지구 최후의 날'로 전망하고 있다. 

지구의 온도 상승은 생태계의 교란을 야기하고, 따뜻해진 대기는 바닷물의 증발을 촉진해 전 세계적으로 강수량을 증가시킨다. 이는 토양에 함유된 습기를 쉽게 증발시키기도 해 사막화를 촉진한다.

◆ 지구온난화로 우리 삶의 터전을 잃을 수도

지구온난화의 주원인 온실가스다. 온실가스는 지구를 항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최근 무분별한 산업발전에 따라 자동차의 매연, 공장의 연기 등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와 숲이 파괴되면서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돼 지구온난화를 촉진시키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피해는 비단 동물만의 문제가 아니다. 온난화로 인한 엘니뇨현상 등 기후 변화로 인해 생존을 위협받아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기후 난민'도 생겨나고 있다.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에 따르면 110개 나라 21억 명이 사막화 피해를 당하고 있으며, 현재 28억 명이 기후변화로 환경난민이 될 위험한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오세아니아 부근의 섬나라 투발루는 매년 침수면적이 빠르게 증가해 정부 차원에서 국토 포기를 선언했다. 

유엔국제연합기구(UN)에서는 2100년에는 해수면이 1미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전 세계 인구의 10% 즉, 6억여 명이 집을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뉴욕, 상하이, 베네치아는 물론 유명 관광지인 몰디브는 수몰돼 지도상에서 사라지게 된다.



◆ 개인의 노력으로도 가속화되는 지구온난화를 늦출 수 있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에서 기후변화협약을 채택했다. 1997년에는 교토의정서를 채택하는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실천할 수 있는 일도 많다. 그 방법으로는 ▲에어컨에서 배출되는 프레온가스는 오존층을 파괴하므로 에어컨 사용을 자제한다 ▲자동차 매연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을 해 메탄가스 발생을 줄인다 ▲물을 아껴 사용하고 사용하지 않는 전기플러그는 뽑아둔다 등이 있다.


라이프팀 장유진·차주화 기자 jangyj04@segye.com 






식상하다. 신문, 잡지, 방송 여행면 펼치면 죄다 '꽃, 봄, 물, 산'. 지겹다. 뭐 좀 새롭고 이색적인 거 없을까.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셨다면 그대는 비로소 이 여행에 동참할 만한 멘탈이 준비되신 거다. 심지어 지구의 끝 그린란드도 찍었고 세상의 허파 아마존까지 두루 돌았을 때, 그러니까 더 이상 갈 곳이 없을 때 마침내 눈을 돌리게 된다는 곳, 남극과 북극 극지 투어다. 이게 가능할까, 기자도 의심했다. 대한민국에 이 여행을 주선하는 곳이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그런데 있었다. 게다가 벌써 8년째 매년 대한민국 '여행 멘탈 갑'들을 파견하고 있었다. 세상의 끝, 그곳엔 과연 뭐가 있을까.


■ 북극, 옥색 빙하 한가운데서 야외목욕


끝없이 펼쳐진 옥색 빙하. 멀리 북극곰 한 마리가 연신 팔을 휘저으며 물개를 사냥하고 있다. 순록 떼는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처럼 현지인들 옆에서 애교를 부린다. 이 동화와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 바로 노르웨이와 북극점 중간에 자리한 스발바르 제도다. 스피츠베르겐은 스발바르 제도를 구성하는 다섯 개 섬 중 하나다. 북극 투어 때 여행자들이 찾게 되는 도시 롱이어번이다. 이곳은 스피츠베르겐 행정 중심지이면서 북위 78도13분에 위치한다. 지구상에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북단, 끝점의 도시다.


스발바르 제도 여름 평균 기온은 6도. 4개월간은 해가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백야가 펼쳐진다. 겨울 4개월간은 정반대다. 해가 뜨지 않는다. 밤만 이어진다. 이름하여 극야다. '스발바르의 마법'에 빠지면 낮만 계속되는 여름에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도 절로 이곳을 찾게 된다.


그래도 북극은 북극이다. 이곳은 한여름에 방문하더라도 방한 의류와 방한 장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북극곰이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니 개별 여행 역시 금지다. 보통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롱이어번까지 항공으로 이동한 뒤에 롱이어번에서 스발바르 제도 주요 섬들을 둘러보는 크루즈 투어를 선택한다.


빙하를 보면서 즐기는 야외 목욕, 눈밭에서 펼쳐지는 트레킹이 백미.


▶ 북극 투어 프로그램



13일 정도를 투어 기간으로 잡는다. 가격은 749만원 선(세금ㆍ유류할증료 포함).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롱이어번으로 국내선 이동, 엑스페디션 크루즈에 승선한다. 날씨와 유빙 상태에 따라 항로는 그때그때 다르다. 모든 승객에게 북극 가이드북과 엑스페디션 파카가 제공된다. 고무장화는 대여 가능.


■ 남극, 기지 방문해 나에게 보내는 엽서쓰기


거울같이 맑은 남극해. 유유히 빙하와 유빙이 능청스럽게 그 위를 지난다. 섬세하게 끌로 깎아놓은 듯 매끈한 설벽. 원시 그대로의 절경에 이곳에 발을 디딜 땐 누구나 '아' 탄성을 뱉어낼 수밖에 없다. 게다가 TV에서나 볼 수 있는 야생동물들이라니. 펭귄 떼가 아장거리고, 바다표범이 동네 강아지처럼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남극 여행이 뜬 건 1990년대 후반부터다. 놀랍게도 이곳 관광객 절반 이상은 중국과 일본인이 차지한다. 한국에서만 머나먼 쏭바강 같은 곳이다. 남극 여행의 적기는 현지 여름이다.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서 크루즈를 타고 가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파도가 매섭기로 유명한 드레이크 해협도 지난다. 남극 반도와 사우스셰틀랜드 제도 일대를 돌아본다. 하이라이트는 우체국이 개설된 기지를 방문해 우편엽서를 써 보내는 것.


항공편도 있다. 남극까지 가는 프로그램은 칠레 푼타아레나스에서 비행기를 타고 남극 킹 조지 아일랜드까지 이동한다. 푼타아레나스에서 킹 조기 아일랜드까지는 2시간 정도다. 드레이크 해협을 지나며 뱃멀미가 걱정된다면 하늘길, 필수 코스다. 킹 조지 아일랜드의 필즈 베이(Fildes Bay)에서 크루즈에 승선해 사우스셰틀랜드 제도와 남극 반도를 둘러보게 된다.


▶ 남극 투어 프로그램



11일 코스가 일반적이다.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서 크루즈를 타고 케이프 혼, 드레이크 해협을 지나 사우스셰틀랜드 제도를 돌아보고 킹 조지 아일랜드에서 항공 탑승, 칠레 푼타아레나스로 돌아온다. 11일 여행 경비는 897만원 선(세금ㆍ유류할증료 포함). 크루즈에서 숙박하며 남극을 탐험하는 코스도 있다. 조디악 보트 탑승, 펭귄 서식지 관찰도 포함. 랜딩 때 필요한 방수장화는 대여 가능하다.


■ 방한장비 필수·개별여행 안돼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신발끈여행사(www.shoestring.kr)에서 극지 투어를 경험할 수 있게 팀을 꾸리고 있다. 매년 10명 이상 대한민국 '여행 멘탈 갑'들이 출격한다. 사실 극지투어, 알고 가면 편할 수 있다. 현지 여름 날씨를 잘만 찍으면 우리나라 초겨울 날씨 같은 분위기에서 투어가 가능하다. 신발끈여행사는 다른 '어드벤처 투어'도 준비하고 있다. 용암, 빙하, 초원 3개 극지를 탐험하는 아이슬란드 여행, 마추픽추와 우유니 소금사막을 찍고 오는 22일간의 남미 횡단 투어도 밀고 있다. 도전해 보시라. (02)333-4151


[신익수 여행·레저전문 기자]





김완수 씨가 지난 2013년 12월 남극점을 방문해 남극을 나타내는 표지판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완수 씨 제공



극지방여행가 김완수 씨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건 탐험가나 과학자만이 아니라 평범한 관광객도 북극이나 남극까지 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씨도 직접 극지점인 북극점(2012년 7월)과 남극점(2013년 12월)을 한 번씩 관광여행으로 다녀왔다. 

일반 관광객의 북극점 방문 최적기는 7∼8월이다. 러시아 무르만스크에서 쇄빙선이 7월에 2번, 8월에 2번 1년에 4차례밖에 출발하지 않는다. 북극지점을 밟아 보기 위해서는 이 쇄빙선(승선인원 110여 명)을 타야 한다. 무르만스크는 러시아 북서부 바렌츠해(海) 연안 도시로 북극권 도시에서는 최대 도시이며 러시아에서 중요한 부동항(不凍港) 가운데 하나다. 전문여행사를 통해 예약을 한 뒤 무르만스크에서 출발하는 극지점 운항 쇄빙선을 타고 2000㎞가량 항해 끝에 도달할 수 있다.

남극여행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남위 64도 이하 남쪽을 남극 지방이라고 하며 호주나 뉴질랜드를 비롯해 칠레 등 남극권과 가까운 나라를 경유해야 남극권 여행이 가능하다. 남극점 여행은 칠레 남부 푼타아레나스에서 출발하는 항공기를 이용한다. 남위 80도 지점의 칠레기지까지 이동해 다시 소형 비행기로 갈아탄 뒤 1000㎞ 정도를 날아가야 남극점을 밟는다. 

남극을 방문하기에는 11∼2월이 최적기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항공기가 운항한다. 이때가 남극의 여름철로 여행하기에 상대적으로 좋고 볼거리도 많다. 시기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11월∼12월 초는 늦은 봄으로 얼음이 녹기 시작하며, 펭귄과 갈매기 등이 짝짓기를 하는 시기다. 

또 12월 중순∼1월은 여름에 해당하는데, 상대적으로 제일 따뜻한 시기여서 한밤인 자정에도 해가 떨어지지 않으며 고래가 많이 출현한다. 늦여름에 해당하는 2월에는 일출 및 일몰이 아름답다. 특히 눈조류(Snow Algae)라고 불리는 식물이 많은 시기여서 색다른 볼거리가 많다.


익산 = 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





김완수 씨가 최근 전북 익산시 왕궁면에 위치한 자신의 농기계 제작회사 사무실에서 지난 2012년 7월 북극점을 밟은 순간을 담은 사진을 내보이며 지구온난화로 인한 극지방의 자연환경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랑은 입술을 떨게 하지만, 여행은 가슴을 떨게 한다.”

북극 10회, 남극도 3회나 여행한 극지방여행 마니아 김완수(61·익산농기계 대표) 씨가 청춘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여행관(觀)’이다. 이 말엔 청춘을 청춘답게 키워 주는 게 ‘사랑’이라면 인간을 인간처럼 성장하게 하는 데는 ‘여행’만큼 좋은 게 없다는 철학이 녹아 있다.

올해 환갑인 김완수 씨가 지난 2일 북극과 남극 지방을 한꺼번에 여행하고 돌아왔다. 지난 3월 14일 북극권인 스웨덴과 핀란드를 돌아본 뒤 19일 만에 남극권 세종기지가 있는 킹조지 섬까지 동시에 여행하고 돌아온 것. 스웨덴 유카스야르비의 얼음호텔에 머물며 극광인 오로라의 신비감을 카메라에 담아 왔다. 또 남극 세종기지 인근 아델리 섬에서는 수십만 마리의 펭귄무리를 보며 극지 생태계의 위기도 목도했다. 북극과 남극을 동시에 여행하는 데 19번이나 비행기를 갈아탔다는 김 씨는 이번 여행에서 촬영한 사진만 1만여 장. 지난 10여 차례 극지여행에서 촬영한 사진까지 합하면 5만여 장의 사진이 그토록 힘들게 극지방을 여행하며 얻은 소중한 재산이라고 자랑했다.

“오로라를 촬영하려면 삼각대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렌즈의 조리개를 15초 정도 열고 노출을 줘야 하는데 잠깐 동안 진행되는 오로라의 특성상 ‘기다림’과 ‘인내’가 없으면 타이밍을 잡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극지전문여행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카메라 작동 및 촬영 기법도 따로 배웠다. 이미 2권의 여행관련 책자를 출간한 김 씨는 이 사진들을 모아 극지여행 관련 사진집과 책 등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김 씨는 오는 6월(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 7월(캐나다·알래스카), 8월(아이슬란드), 9월(알래스카)에도 극지방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다양한 장면들을 촬영하려면 역시 자주 가보는 것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남극 사우스조지아 섬에서 본 ‘신이 휴가를 얻는다면 여기서 보낼 것이다’라는 팻말 내용을 소개하며 “(사실 일반인들도) 이웃 나라 중국이나 일본을 가듯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게 극지여행”이라고 소개했다.

김 씨가 이처럼 극지여행에 심취하게 된 계기는 제주 세계 7대 자연경관 홍보대사를 하면서부터다. 제주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과정에서 홍보대사로 활동했던 김 씨는 세계 자연경관 후보지로 오른 28개 지역을 일일이 자신의 눈으로 보고 체험하고 싶다는 생각에 2009년부터 3년 동안 사비를 들여 세계 28개 유명 관광지(세계 자연경관 후보지)를 집중적으로 여행했다.

농기계 수출회사를 경영하는 김 씨는 잦은 해외출장과 이 같은 세계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3대 미항, 세계 3대 폭포, 세계 신7대 불가사의’ 지역을 함께 소개한 ‘3·3·7 세계여행’(2007·가림출판사)과 ‘세계 자연경관 후보지 21곳 탐방과 세계 7대 자연경관 견문록’(2011·가림출판사)을 출간하기도 했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북극과 남극이 세계 7대 자연경관지로 자격이 충분한데 후보지에 포함되지 못한 사실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접근성이 떨어져 일반인들이 쉽게 갈 수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 김 씨는 직접 가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찾은 북극 극지점 여행(2012년 7월)은 김 씨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영하 20도쯤 될 것으로 알고 방문한 북극점이 영상 5도였으며 북극의 얼음구덩이가 연못처럼 녹아 있었기 때문이다. 북극의 위기를 가져온 지구온난화와 극지 생태계에 대한 ‘걱정’으로 남극까지 도전했다. 이번 여행으로 김 씨는 남극은 세 번째 방문이지만 북극과는 또 다른 세계를 그곳에서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극지여행을 통해 알게 된 생태계 파괴 등 환경문제와 극지의 아름다운 경관을 함께 알리기 위해 올해가 가기 전에 고향 익산에서 남극 및 북극 사진전을 열 예정이다. 내년에는 ‘인생 최고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시리즈로 펴내고, 이를 영어는 물론 중국어와 일어 등 주요 외국어로도 번역할 생각이다. 김 씨는 그동안 남극과 북극에서 자신이 찍은 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 지인들이나 거래처 사람들에게 나눠 주고 있다. 

이처럼 극지에 푹 빠져 있는 김 씨의 꿈은 뭘까. “폴라(극지)재단을 설립해 과학자와 환경운동가들에게 상도 주고 폴라뮤지엄과 폴라기념관을 세워 극지 환경 보전에 앞장서겠습니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마지막 여행은 우주여행. 그가 존경하는 사람은 1960년대 세계여행 개척자인 고 김찬삼 교수와 곰에게 물려 숨진 일본의 여행가 호시노 미치오(星野道夫)다.

“꿈을 크게 꿀수록 인생은 아름다워집니다. 시냇가에서는 피라미를 잡지만 먼 바다에 나가면 큰 고기를 잡을 수 있죠. ‘세계 1등’을 목표로 하는 삶과 ‘국내 1등’을 목표로 노력하는 삶은 크게 다릅니다. 한 번뿐인 인생, 후회하지 않으려면 최고로 멋지게 살다 가야죠.”

그의 회사 곳곳에는 ‘우리는 반드시 세계 1위가 된다’ ‘베스트가 아닌 유니크’(최고가 아닌 유일한 것을), ‘다르게 만들자’ 등의 구호가 적혀 있다. 김 씨의 여행철학은 즐길 수 있는 모든 걸 즐기자는 것. 여행 중에도 돈을 아낀다고 하고 싶은 경험을 못하거나 외관만 구경하고 오는 것은 진정한 여행이 아니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의 사업가 정신은 ‘여행’에서도 그대로 에너지로 표출되고 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해봤어’라며 기업 창업에 도전했다면 김 씨의 여행관은 ‘가봤어’라고 해야 할 만큼 자수성가한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특유의 도전정신이 느껴진다. 그만큼 사업에서 이룬 성공을 여행에서도 성취해 보고 싶었던 것 같다. 

“성공한 자가 여행하는 게 아니라 여행하는 자가 성공합니다. 여행은 돈을 소비하는 게 아니라 돈 버는 기술을 배우는 거죠. 세상은 착한 사람이 성공하는 게 아니라 활동적인 사람이 성공합니다. 여행을 다녀온 뒤 직장을 잡아도 됩니다.”

그가 젊은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익산 = 글·사진 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





김완수씨가 2012년 7월 북극점을 탐방한 뒤 러시아의 극지전문 여행사로부터 받은 증명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바닥에 있는 증명서는 지난해 12월 남극점을 돌아본 뒤 받은 것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아르헨티나에서 남극을 가려면 30시간 넘게 항해를 합니다. 거센 파도에 배가 요동쳐 멀미 로 밖으론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하고, 방안 침대 모서리에 의지해 이틀을 버팁니다. 하지만 사우스조지아섬에 도착해 해변에서 산꼭대기까지 30여 만 마리의 펭귄이 도열한 모습을 보게 되면 자연과 생명체가 하나된 장엄한 감동이 가슴에 쓰나미처럼 밀려 옵니다. ‘하느님이 휴가를 낸다면 남극으로 여행갈 것’이라는 얘기를 실감하게 되지요.”

 19~20일 전북 익산시 솜리 예술회관에서 ‘세계를 가다’는 사진 전시회를 갖는 김완수(60)씨. 그는 남극을 3번, 북극을 10번씩 다녀온 극지 여행 전문가다.

 김씨는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2일까지는 비행기를 무려 17번이나 갈아탄 끝에 북극·남극을 잇따라 방문했다. 특히 북극에서 정반대 편 남극으로 넘어가기 위해 핀란드 헬싱키에서는 33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칠레의 푼타레나스로 넘어간 적도 있다.

 2012년 7월엔 러시아의 무르만스크에서 나흘간 쇄빙선을 타고 2000㎞를 항해한 끝에 북극점을 밟았다. 지난해 초엔 아르헨티나에서 20여 일간 배를 타고 남극으로 들어갔다. 지난 연말엔 얼음 위를 달리는 스키 비행기를 타고 남극점에 다녀 왔다. 여행기간은 북극 10여 일, 남극은 20여 일 걸린다. 비용은 1000만~5000만원이 든다.

 “극지 여행은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쇄빙선이 부순 60~70㎝ 두께의 얼음 구멍에서 헤엄을 쳐보고, 칠흑처럼 캄캄한 밤하늘에서 별똥별·용·무지개 모양의 오로라를 보고 있노라면 ‘사랑은 입술을 떨게 하지만, 여행은 가슴을 떨게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지요. 하지만 1주일분의 비상식량, 슬리핑백을 꼭 챙겨야 할 만큼 잠재적 위험이 많아요. 날씨는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이 때문에 10인승 소형비행기가 나뭇잎처럼 흔들거리기도 하지요.”

 그는 지난 20여 년간 100여 나라를 여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3대 폭포, 3대 미항, 7대 불가사의 장소를 담은 『3·3·7 세계여행』과 『세계 7대 자연경관 견문록』 등 여행기를 펴냈다. 희귀사진을 찍어 ‘극지 달력’을 만들기도 했다.

 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참지 못해 한 달에 한 번꼴로 여행을 떠났다. 위험도 많았다. 호주의 오지 탐험 중에 맹장이 터져 사경을 헤맸고, 러시아의 캄차카에서는 갈색 곰을 코앞에서 만나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김씨의 본업은 익산농기계 대표. 100여 건의 농기계 관련 특허를 가진 발명가이기도 하다. 19세에 공고를 졸업하고, 농기계 회사에 취업해 연구개발 업무를 맡았다. 야간대학 전자공학과에 다니고 일본·독일 등으로 기술 연수를 가면서 해외 여행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1988년 회사를 설립해 자신이 개발한 비료·퇴비 살포기, 자동 분무기, 종자 발아기 등 농기계를 미국·뉴질랜드·러시아 등 10개국에 수출한다.

 김씨는 “한 번뿐인 삶, 모든 것을 경험하고 즐기면서 후회 없이 살자는 게 인생철학”이라며 “앞으로 폴라(Polar)재단을 설립해 극지방을 연구하는 과학자·환경운동가를 지원하고 동물·자연 보호에도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익산=장대석 기자 


장대석 기자 ds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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