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북쪽으로 차로 1시간 30분여. 잘 닦인 도로와 번듯하게 지어진 집들이 시야에서 멀어질 때쯤 순식간에 끝이 보이지 않는 철조망과 그 안을 가득 채운 수만 동의 텐트, 그리고 컨테이너 박스가 사막 한가운데에 펼쳐집니다. 구호물자를 실은 차량 행렬과 그 사이를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 그리고 모래바람이 쉴새 없이 몰아치는 이곳은 요르단의 자타리 난민캠프. 3년째 접어든 시리아 내전으로 국경을 넘은 난민 15만 명의 임시 주거지이자 매일 200~300여 명의 난민이 새로 유입되는 세계 두 번째 규모의 거대 난민촌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 각 회원국과 요르단 사업장에서 파견된 활동가들이 캠프가 들어선 직후부터 지난 1년여간 교육과 아동보호, 식량 배급 등 인도적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곳을 이달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직접 찾았습니다. 난민촌 방문기를 두 번에 나누어 게재합니다.


  사진 / 요르단 자타리 난민캠프의 전경. 15만 명의 난민이 살고 있는 이 곳은 케냐의 다답 난민캠프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의 대규모 난민촌이다.                                                                   

“화학무기 공격으로 거리에 시체 나뒹굴어”.. 공격 이후 폭격도 더 잦아져
이른 아침 찾은 곳은 전체 면적 9㎢에 이르는 난민촌의 제일 끄트머리에 위치한 11구역입니다. 밀물처럼 밀려는 난민들을 수용하기 위해 확장을 거듭하고 있는 이곳 난민촌에서 가장 최근에 지어진 곳이자 지난 8월 있었던 화학무기 공격 이후 탈출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물탱크나 화장실과 같은 시설이 아직 채 들어서지 않은 듯 모래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텐트 몇 개가 고작인 황량한 이곳에서 막 국경을 넘은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수도 다마스쿠스 동부 구타 지역에서 살던 라에드(가명) 씨는 화학무기 공격으로 눈앞에서 아내를 잃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러나 이내 끔찍한 광경이 떠오른 듯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굳게 입을 다물었습니다.

같은 지역에서 일주일 전 탈출한 두 아이의 엄마 사파(가명)가 들려주는 당시의 상황은 참혹함 그 자체였습니다. “집 근처에 큰 병원이 있어서 화학무기 공격이 있던 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직접 봤어요. 구급차가 수도 없이 왔다 갔다 했고 길거리에 시체가 나뒹구는 건 예사였지요. 죽은 사람이 족히 천 명은 될 거예요.”

무차별적인 폭격 속에서 2년 6개월여를 견뎠지만 사파도 더 이상은 그곳에 머무를 수 없었습니다. “화학무기 공격 이후 폭격이 더 잦아졌어요.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더 이상은 시리아 땅에서 살 수 없다고 결심했지요.”


사진 / 일주일 전 국경을 탈출한 사파의 자녀와 조카들                                                                 

시리아가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참혹한 땅이 된 건 이미 오래전의 일입니다. 사파 보다 한 달 먼저 시리아를 등진 사촌 칼리드 씨는 2개월 전 폭격으로 친척 40여 명을 한꺼번에 잃었습니다. 무차별적인 감금과 고문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칼리드 씨는 “학교, 심지어는 체육관까지 감옥으로 이용되고 있다.”며 “아이들을 포함해 감옥에 갇힌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아이들에게도 고문이 자행돼 전기 고문을 당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상황을 전합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식량난도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시리아 내에서는 얼마 안 남은 곡물이나 열매로 겨우 끼니를 잇고 있다는 게 최근 국경을 넘은 사람들의 증언입니다. 아이들이 굶주리는 것을 보다 못해 음식을 구하러 길을 나선 여성들은 검문소마다 지키고 있는 무장세력들이 가슴을 드러내게 하는 등 가혹한 몸수색을 겪습니다. 그래도 남자들을 보낼 수는 없습니다. 사파는 “남자들은 아무리 어려도 군대에 끌고 가기 때문에 수치심을 무릅쓰고서라도 여자들이 음식을 구하러 갈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참혹한 전쟁의 기억’ 아이들의 심적 고통 가장 심각
이처럼 참혹한 전쟁을 피해 요르단의 자타리 캠프를 비롯해 레바논과 이라크, 이집트, 터키 등 이웃 국가로 뿔뿔이 흩어진 난민은 공식 집계된 수만 2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그 중 절반 이상이 18세 미만의 아이들입니다. 그리고 전쟁은 아이들을 가장 먼저, 가장 가혹하게 병들게 합니다.

사파의 세 살배기 딸 아마니(가명)는 시리아에서 무장괴한들이 어떻게 했냐는 엄마의 질문에 발로 문을 뻥 차는 시늉을 했습니다. “밤마다 무장괴한들이 집을 수색하러 왔어요. 작은 소리라도 들리면 아이가 달려가서 문을 잠그곤 했지요. 이렇게 작은 아이들도 그때의 상황을 다 기억하고 있는 거예요.”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아이를 쳐다보았습니다.


사진 / 사파는 “아이들도 시리아에서의 끔찍한 기억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난민촌  
텐트에서 만난 사파와 그녀의 가족, 친인척들                                                        

이날 난민들의 심리 상태 조사를 위해 난민촌을 찾은 한 민간 단체의 직원은 “멀쩡한 사람이 한 명도 없을 정도예요. 대부분 정신적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었어요. 그 중에서도 아이들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죠”라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6개월 전 난민촌에 정착한 중학생 하산(가명)도 또래 친구들에게 가해진 고문과 폭력을 직접 목격하였습니다. “아이들을 십자가 모양으로 묶거나 손을 뒤로 묶어서 이틀 동안 천장에 매달아두었어요. 전기고문도 하고요. 탱크가 마을에 쳐들어왔는데 아이들을 앞에 묶어 인간방패로 사용했어요.” 하산은 끔찍한 기억이 채 가시지 않은 듯 침울한 표정으로 당시의 상황을 들려주었습니다.

친구, 놀이, 배움으로 다시 세우는 미래
그나마 하산이 끔찍했던 기억을 잊을 수 있는 곳은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아동친화공간에 나갈 때입니다. 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그림을 그리고 참혹한 기억을 털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그 곳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축구 선수를 묻는 질문에 “메시”라고 자랑스럽게 외치는 하산은 비록 난민촌 생활이지만 “가장 좋아하는 축구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합니다.


 사진 /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아동친화공간에서 만난 아이들. 아이들은 이 곳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그리면서 전쟁의 기억을 잊는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3곳의 학교를 포함해 모두 6곳에 이르는 난민촌 내 학교와 곳곳에 들어서 있는 유치원, 학습센터 등도 아이들이 내전이 일어나기 전 고향에서처럼 생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간입니다. 

19살의 라잔은 학교 수업이 끝나는 오후에는 아랍어, 영어 수업과 사진 강습 등이 진행되는 학습센터를 빠짐없이 찾습니다. 난민촌 내 만연한 성폭행의 위협 등 불안한 생활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이곳에 나오면서 다시 미래에 대한 꿈을 꿀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진 수업이 한창이던 이날, 질문마다 손을 번쩍 들며 대답하던 라잔은 “처음 이 곳에 왔을 때만해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는데 학습센터에 다니고 친구도 사귀고 점차 적응하고 있다”며 “이곳에 다니면서 사진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도 꿀 수 있게 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에게 학교와 학습센터가 있다면 어른들에게는 이곳 난민캠프의 최고 명물 ‘샹젤리제 거리’를 찾는 것이 유일한 낙입니다. 약 300m 거리에 식량이나 옷, 기저귀와 같은 필수품부터 이발소, 전자제품 수리점까지 들어서 있는 이 곳은 삼삼오오 무리 지어 다니는 사람들과 가격을 흥정하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칩니다. 쓸 수 있는 돈이 많지 않아 대부분은 눈 구경에 만족하지만 샹젤리제 거리는 시리아에 있을 때와 같은 일상을 찾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글: 박영의(미디어팀)/사진: 김지연(미디어팀)/세이브더칠드런

관련 글 보기
▶ ② 시리아 내전 3년, 요르단 자타리 캠프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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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아동들을 위해 후원에 동참해주세요!




이튿날 오전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세이브더칠드런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식량보급 창고입니다. 이 곳에서는 아침 6시면 빵을 나눠주기 시작해 매일 11만 여 명에게 28t의 빵을 배급합니다. 한 달에 두 번씩은 쌀이나 비스킷, 대추야자와 같은 부식도 배급하는 이 곳은 구호 요원에 대한 공격이나 식량 창고 약탈 등 소요사태가 발생하기도 하는 난민촌 내 가장 위험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사진 / 난민촌 내 빵과 식량 배급 장면                                                                                       

매일 길게 줄을 서야 하는 난민들의 불편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햇빛을 가려줄 대형 천막을 치고 의자를 놓아 앉아서 기다릴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식량 바우처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이 곳도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일률적으로 주어지는 배급품과 달리 식량 바우처를 통해 난민촌 내 식료품 가게에서 통조림이나 향신료, 국수 등 필요한 음식을 골라 사먹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식료품 가게에서 만난 파라 씨는 “식량 바우처를 받은 이후부터는 그나마 먹고 싶었던 음식을 구할 수 있게 되었어요. 한창 잘 먹어야 하는 아이들에게 가끔 통조림 고기라도 먹일 수 있게 되었으니 다행이지요.”라고 말했습니다.


사진 / 난민촌 내 식료품점에 진열된 통조림과 식료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식량 바우처                       

자타리 난민촌이 들어선지도 2년째로 장기화되면서 이 곳도 어느덧 15만 명의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나가는 도시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이 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난민들도 시리아 땅에서의 참혹한 전쟁의 기억을 잊고 잃어버린 삶을 되찾기 위해 치열한 투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곧 닥칠 겨울의 혹한과 언제 끊길지 모르는 국제사회의 지원은 겨우 일상을 되찾고 있는 난민들의 삶을 다시 위협하고 있습니다. 오랜 난민 생활로 지쳐가는 사람들은 바닥의 냉기를 막을 얇은 매트리스 한 장, 차가운 컨테이너 박스와 얼마 없는 얇은 옷가지로 또 한 번의 겨울을 나야 합니다.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고 난민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시리아 난민 지원을 위해 필요한 43억 9,100만 달러 중 국제 사회에서 모인 후원금은 23억 5,600 달러로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입니다.

자타리 난민촌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는 세이브더칠드런의 데이비드 하셀 씨는 “전쟁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시리아 아이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며 “어른들이 일으킨 전쟁으로 아이들이 겪는 고통이 얼마나 가혹한지, 그리고 이 고통이 얼마나 계속될지 제발 잊지 말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가장 하고 싶지 않은 말은 창고에 더 이상 식량이 남지 않았다는 말”
- 세이브더칠드런 요르단 사업장 총괄 디렉터 사바 모바슬랏

자타리 난민캠프를 비롯해 세이브더칠드런 요르단 사업장을 총괄하고 있는 사바 모바슬랏 씨는 난민촌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마을에서 세를 얻어 생활하고 있는 난민들, 국경 근처를 떠돌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잔혹한 고통을 겪고 있는 시리아 국민들에 대한 한국 후원자들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습니다.

1)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에 대한 최근의 유엔 결의안 채택 이후로도 난민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나요?
네. 난민 수도 계속 늘고 있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화학무기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는데도 국제사회는 유엔 결의안 채택 외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어요. 시리아 내에서는 여전히 아이들을 포함해 수 많은 시민들이 죽고 있고 학교도 계속해서 파괴되고 있고요. 너무나 비윤리적이고 슬픈 일입니다. 그나마 한가지 다행인 것은 화학무기 공격으로 더 이상 넘지 말아야 할 선을 긋고 그 이상은 안 된다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것이에요.

2) 시리아 내 상황은 어떤가요?
시리아 내 접근이 워낙 통제돼 있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없어요. 다만 아직 국경을 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국경지대에서 위태로운 생활을 하고 있죠. 인접국에 정착한 사람들은 구호단체 등을 통해 지원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국경지대를 떠돌고 있는 사람들은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거든요. 얼마 전 국경 지대를 방문했을 때 갓 태어난 아이를 안고 있는 한 여성을 만났어요. 불과 며칠 전에 나무 아래에서 남편의 도움으로 출산을 하고 그대로 방치돼 있었던 건데 인근의 병원으로 옮겨주는 거 말고는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어요.

3) 요르단 내 난민 중 많은 수가 난민촌이 아닌 마을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들의 상황은 어떤가요?

요르단 내 전체 난민 52만 여 명 중 4분의 3 정도는 마을에서 짓다 만 건물이나 버려진 공장 등에서 세를 얻어서 생활하고 있어요.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이 마을 곳곳에 흩어져서 살고 있기 때문에 일일이 찾아서 음식을 제공하거나 학교를 보내는 등 지원이 힘들다는 것이에요. 때문에 매달 내야 하는 집값이나 음식, 생필품 등 난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심각하죠.
최근에는 시리아 난민들과 요르단 사람들과의 마찰도 불거지고 있어요. 요르단도 실업률이 높은데 시리아 사람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일자리는 줄고 물가도 오르고 있거든요. 그래서 세이브더칠드런에서는 이들 난민들로 인한 짐을 마을 단위에서만 질 것이 아니라 요르단 정부, 더 나아가 국제사회에서 같이 나눠져야 한다는 옹호 활동을 벌이고 있지요.

3) 자타리 캠프 내 상황은 어떤가요? 특히 치안 상황이 궁금합니다.
여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요. 그런데 오히려 범죄에 희생당한 아이가 죄책감을 느끼는 이 곳 문화의 영향으로 아무도 공개적으로 보고를 하지 않아요. 분명히 사건은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저희가 파악할 방법은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에 대한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있어요.

4) 난민캠프 내 식량배급 프로그램이 매우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도 더 보완이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요?
지난 겨울 난민캠프로 향하던 중 식량배급소에서 일하던 저희 직원 전원이 난민들로부터 공격을 당했다는 보고를 받았어요.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이후로도 그런 소요사태가 몇 번 있었지요. 공격을 한 난민들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 경험을 통해서 저희도 난민들로부터 많이 배우고요. 자타리 캠프에서 식량 배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세이브더칠드런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갖고 일하고 있어요. 하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문제가 없지는 않지요. 난민들 중에는 당뇨가 있는 사람, 고혈압이 있는 사람도 있고 신생아도 있는데 개인의 특수한 상황이 고려되지 않고 일괄적으로 음식으로 배분되지요. 이런 문제들이 개선되어야만 해요. 원하는 음식을 직접 살 수 있는 식량 바우처 프로그램 등이 개선 방법의 일환으로 나온 것들이지요.
또 다른 문제는 지금은 저장고에 식량이 비축돼 있지만 당장 이번 주, 이번 달에 쓸 양이지 다음달에는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거예요. 난민들에게 정말 하고 싶지 않은 말이 딱 한 가지 있다면 ‘더 이상 음식을 나눠드릴 수 없습니다. 창고에 더 이상 남은 음식이 없거든요’라는 말이에요. 당장은 별 문제 없이 굴러가고 있지만 그때그때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구호품을 마련하기 때문에 이런 불안감을 항상 안고 있지요.

5) 난민촌에서 운영하는 아동친화공간이나 학습센터 등은 식량배급보다 덜 시급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런 공간들을 운영하는 이유가 있나요?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이 배고프고 굶주린 모습은 차마 보지 못하지만 아이들이 정신적인 충격 때문에 괴로워하고 자기가 왜 사는지도 모른 채 힘겨워하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어요. 당장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이 아이들은 언젠가는 시리아로 돌아가야 해요. 이 아이들이 배운 것이 폭력뿐이라면 결국 시리아로 돌아가서도 다시 폭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결국 시리아의 미래도 없게 되겠지요. 그나마 아동친화공간 같은 곳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아픔을 나누는 것 만으로도 아이들의 미래를 찾아주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6) 마지막으로 한국 후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시리아 전쟁과 같은 잔혹한 일이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한국과 시리아는 지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있지만 결국 같은 인간이고 모두 인류애를 가진 사람들이잖아요. 시리아 사태와 같은 비인간적인 일에 분노하고 이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글: 박영의(미디어팀)/사진: 김지연(미디어팀)/세이브더칠드런

관련 글 보기
▶ ① 시리아 내전 3년, 요르단 자타리 캠프를 가다


**
시리아 아동들을 위해 후원에 동참해주세요!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국제협력요원 모집 안내가 떳다.



작년 말 일어났던 불의의 사고와 함께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몇몇 소수 협력요원의 불성실 복무로 인해


국제협력요원 폐지가 논의 되어 모집이 잠정 중단 되었었다.


그 후 협력요원 선발 전형을 위해 오랜기간 준비해온 사람들의 항의성 불만글을


종종 게시판에서 볼 수 있었는데



러한 글들에 달린 코이카의 댓



'코이카는 국제협력요원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외교통상부, 


병무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제도의 시행여부를 최종결정할 예정이며, 결정사항은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토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한 동안 잠잠하더니 


지난 19일 '제29기 국제협력봉사요원 선발 추진 안내' 가 공지사항에 올라왔다.







출처 http://kov.koica.go.kr/hom/




마지막....이란 부분에서 후덜덜;;; 해야하는 건가?


암튼 오랜 시간 맘 졸이며 기다리고 계셨던 분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일 듯


알차게 준비해서 마지막 기회 꼭 잡으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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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긴긴 밤을 꼴딱 새우고 오늘 오전내내 제정신이 아니었다.

 

오후에 집에 오자마자 간단하게 밥먹고 침대에 누워 3시간쯤 잤을까..

 

눈이 번쩍 떠져 일어나 물도 좀 마시고 어슬렁거리고 있는데

 

집 밖에서 말소리가 난다.

 

처음엔 옆집 사람인가..

 

어,, 그러기에는 너무 가까이서 들리는데,,,

 

뭐지??

 

설마,, 설마,,,

 

그러고 있는데

 

보얀~~~ 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 역시 내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다.

 

정말

 

벌써 몇 번 째인지 

 

싫다 싫어ㅠㅠ

 

우선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었다..

 

집안 꼴이 엉망이기에 급하게 대충 치우고 있는데

 

그 새를 못참고 밖에서 벨을 누른다.

 

나가요~

 

나간다고요-_-

 

그러고 있는데

 

이번엔 핸드폰이 울린다.

 

아, 기관장(오란)이다.

 

정말 미춰 버리겠네-_-

 

얼른 받아 대답한다.

 

그러고 문을 열어주는데

 

오란이 아미쓰를 입고 밖에 서있다.

 

근데 왠 여자가 오란과 함께 있다.

 

낯이 익다 싶었는데 몇 달전 센터에서 인사 나누었던 오란의 조카다.

 

이 시간에 왠일이지..

 

오란은 나보고 자고 있었냐고 묻는다.

 

피곤해서 5시부터 잤다고 말해주었다.

 

요즘 별일 없냐고 물어보는데

 

그런 애기는 오전에 센터에서 좀 하면 안될까

 

굳이 이 밤에 예고 없이 찾아와서 그런 얘기나 하고 있자니

 

또 속에서 짜증이 샘 솟는다.

 

역시나 오늘도 그냥 온거다.

 

지난 번에도 지지난 번에도

 

내가 자고 있을 때 찾아와 문을 두드린 것만해도 벌써번째인지

 

그럴 땐 정말 땅속으로 사라지고 싶다.

 

방문 전 미리 전화를 한다거나 하는 정도의 센스는 찾아 볼 수 가 없다.

 

오란이 정말 나에게 잘 해주고 딸처럼 생각하며 이런 행동에도 악의가 없다는 건 잘 안다.

 

하지만 나도 사생활이 있고

 

센터를 마치고 난 뒤는 온전히 내 시간인데 이렇게 방해 받는게 너무 싫다.

 

이유없는 방문은 언제까지 지속될런지

 

 이러다 정말 삐뚤어 질테다 -_-

 

 

 

 

 

 

 

 

 

 

 






12년.


내가 이토록 누구가를 열렬히 기다려 본적이 있던가


지켜보기만해도 행복하다 생각했는데


슬금슬금 피어오르는 배신감들은 뭐지,,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것처럼 멍하다.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아


난 그저 바라 볼 뿐이다.

 

이젠 또 누구를 가슴에 품고 살아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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