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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박기원 박사의 CSI 파일] 경기도 고양 아파트 자매 성폭행범을 검거한 결정적 단서는? 경기도 고양시 한 아파트에서 자매를 번갈아 성폭행하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밤중에 불상의 남성 한명이 베란다 창문을 통하여 침입한 후 잠을 자고 있던 자매에게 흉기를 들이대고 순순히 자신의 명령에 따르라고 요구하였다. 그리고 주위에 있던 노끈을 사용하여 피해자의 손을 묶고 차례로 성폭행한 후 이불로 피해자들을 뒤집어씌우고 도망하였다. 자매는 범인이 문을 열고 도망한 잠시 후에 일어나 가까스로 경찰에 신고하였다. 사건 현장에 대한 정밀감식이 진행되었다. 피해자들이 입고 있던 팬티, 잠옷, 침대 위와 침대 주변에서 수거된 모발 그리고 침대보 등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되었다. 의뢰된 팬티와 잠옷 등에서 정액반응 검사를 하였다. 하지만 정액반응 음성이었다. 즉, 정액반응이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는 정액.. 더보기
유골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나는 그 진실을 파헤친다 [가만한 당신] 클라이드 콜린스 스노우 DNA 감식 도입 훨씬 전 유골 분석 신원 확인 길 열고 1970년대부터 선구적 활동 아르헨 학살 500구 발굴, 희생자 대변해 정의 향한 투쟁 2006년 8월 이라크 바그다드 특별재판소. 전 독재자 사담 후세인의 전범혐의 재판 법정 증인석에 미국의 법인류학자 클라이드 스노우가 앉았다. 이날은 1988년 8월 크루드족 거주지인 할라브자 마을 주민을 화학무기로 학살한 혐의가 후세인에게 추가되면서 열린 첫 공판이었다. 스노우는 91년 중동지역 인권 매체인 ‘미들 이스트 워치(Middle East Watch)’의 요청으로 국제 법의학 전문가들을 이끌고 현장 발굴조사를 다녀온 터였다. 재판장은 이날 이례적으로 후세인에게 전문가 증언에 대한 항변권을 부여했고, 줄기차게 무죄.. 더보기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5) CCTV가 연쇄 택시 살인범 잡다 지난해 3월 28일 오전 10시 대전 대덕산업단지의 북쪽 끝 2차선 도로. 일요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마트로 향하던 외국인 노동자 자하드의 눈에 이상한 물체가 들어왔다. 사람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듯 했다. 자전거를 세우고 건물 한쪽 벽면을 살펴보니 젊은 여성이 대형 트럭과 담벼락 사이에 잠자듯 누워 있었다. “술에 취한 여자인가?” 급하게 여성에게 다가간 자하드. 소스라치게 놀랐다. 죽어 있는 게 아닌가. 양쪽 발목이 흰색 노끈으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누군가 이 가련한 젊은 여성의 목숨을 끊은 뒤 이곳에 버린 것이었다. ●입만 막은 여성이 질식사하다? 시신은 깨끗했다. 앳된 얼굴의 피살자는 줄무늬 블라우스에 베스트, 검은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반듯한 옷매무새가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사회 초년생의 .. 더보기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한 Y씨(당시 45세·여)씨는 범인의 인상착의도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했다. 잔혹의 끝을 보았기에 기억을 되돌리는 것은 그 자체로 고문이었다. 2007년 4월 15일 오전 8시 45분 대전 대덕구의 건물 지하 1층 P다방. 문을 열자마자 30대 남자가 거칠게 안으로 들어왔다. 내부에는 종업원 C(당시 47세·여)씨뿐이었다. 약간의 몸싸움이 있은 후, 날카로운 흉기가 C씨의 목을 갈랐다. C씨는 외마디 비명에 화장실 바닥에 쓰러졌다. 변태성욕자였던 남자는 더운 피를 쏟고 있는 시신을 훼손하기 시작했다. 얼마 후 Y씨가 다방에 출근했다. 느낌이 이상했다. 문이 활짝 열려 있었고 계산대에 있어야 할 C씨가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범인과 눈이 마주쳤다. 범인은 다시 칼을 휘둘렀다... 더보기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6)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미국 드라마 CSI 시리즈의 시청률이 올라갈수록 수사 당국은 괴로워진다. 사람들의 법의학 지식을 마구 늘려 주기 때문이다. 범죄자들이 아는 게 많아지면 그들이 현장에 남기는 흔적은 갈수록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현장에 아무것도 전혀 안 남길 수는 없다. 아주 작은 무엇이라도 남는다. 법의학에서는 이런 초미니 흔적들을 ‘미세증거물’(LCN·Low Copy Number)이라고 부른다. 현미경으로나 보이는 극미세 증거가 때로는 범인 검거에 결정적 한 방으로 작용한다. 1. 처참하게 살해된 천안 모녀 2009년 3월 19일 오전 7시 38분. 충남 천안의 주택가. 유모(당시 70세)씨가 다급한 비명을 듣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옆집이었다. 앞마당에는 이집 딸(당시 20세)이, 안방에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