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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흔

또다른 목격자, 혈흔이 보여주는 ‘범죄의 재구성’ 혈흔패턴 수사로 푼 ‘대전 판암동 살인사건’ 현장에 남은 핏자국(혈흔)의 유형(패턴)을 분석한 과학수사로 대전 경찰이 7개월 만에 살인범을 붙잡았다는데….혈흔 패턴 수사 결과가 법원에서 유죄 증거로 인정된 것은 처음이다. 유력한 용의자 범행 부인에 현장 혈흔 주목해 DNA 분석 핏방울 위치로 범행동선 그려 “피해자 둘이 싸웠을 가능성 0 범인은 옆집 남자입니다” # 참혹한 아파트, 원점을 맴도는 수사 “여기 판암동 ○○아파트인데요, 사람이 죽었어요.” 지난해 4월4일 새벽 1시21분, 대전 119 상황실에 전화벨이 울렸다. 출동한 경찰과 119 구급대원들이 원룸형 아파트 문을 열자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벽과 천장, 문은 온통 피투성이였고 이불 위에 집주인 김아무개(58)씨와 이웃 ㄱ(53)씨가 쓰러져 있.. 더보기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3) 별무늬 자국의 비밀 “김 사장, 우리 집사람이 전화를 통 안 받네. 미안하지만 2층 좀 올라가봐 줘.” 2005년 6월 8일 오전 10시쯤 부산의 한 중국 음식점. 가게 문을 열자 걸려 온 전화의 목소리는 다름 아닌 위층 남자였다. 멀리 출장 나와 있는데 집에서 전화를 안 받는다고 했다. 목소리에 걱정이 가득했다. 중국집은 얼마 전까지 위층에서 운영했던 터라 아래층과 위층 사이에 일종의 ‘개구멍’이 나 있었다. “아주머니. 저 아래층입니다.” 중국집 김씨는 빠끔히 머리를 내밀어 2층 내부를 들여다봤다. 해가 중천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집 안은 어두컴컴했다. 비릿하고 역한 냄새가 밀려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 김씨는 기절초풍을 했다. 1층으로 굴러떨어지듯 내려와 전화를 찾았다. “여기 ○○반점 2층인데요. 사, 사람이 죽어 있.. 더보기
“완전범죄는 없다” ‘완전범죄와의 전쟁’은 진화하고 있다. 인간의 지혜에만 의지해 사건의 진실을 밝혔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첨단과학이란 도구를 이용해 범죄의 흔적을 찾는다.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센터 수사관들이 범죄 현장에서 발견한 발자국을 정밀조사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한국판 CSI, 과학수사의 모든 것 《 “Crime Does Not Pay(범죄는 득이 되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청와대에서 법무부와 안전행정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영어 문구를 인용하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후에도 수차례 ‘안전한 나라 행복한 국민’을 강조하며 치안 강화를 강조했다. 경찰은 최근 주민등록시스템에 저장된 지문 4억여 개의 해상도와 선명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기초로 살.. 더보기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한 Y씨(당시 45세·여)씨는 범인의 인상착의도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했다. 잔혹의 끝을 보았기에 기억을 되돌리는 것은 그 자체로 고문이었다. 2007년 4월 15일 오전 8시 45분 대전 대덕구의 건물 지하 1층 P다방. 문을 열자마자 30대 남자가 거칠게 안으로 들어왔다. 내부에는 종업원 C(당시 47세·여)씨뿐이었다. 약간의 몸싸움이 있은 후, 날카로운 흉기가 C씨의 목을 갈랐다. C씨는 외마디 비명에 화장실 바닥에 쓰러졌다. 변태성욕자였던 남자는 더운 피를 쏟고 있는 시신을 훼손하기 시작했다. 얼마 후 Y씨가 다방에 출근했다. 느낌이 이상했다. 문이 활짝 열려 있었고 계산대에 있어야 할 C씨가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범인과 눈이 마주쳤다. 범인은 다시 칼을 휘둘렀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