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만족도 높아, 내년 전면 시행…간호사 처우 개선 선행돼야


[CBS노컷뉴스 윤철원 기자]


위 사진은 해당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사진=자료사진)


'보호자 없는 병동', 이른바 '포괄간호서비스'를 시범운영 중인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병실에는 간병인이나 보호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병실 입구에는 간호사들이 상주하고 24시간 환자를 돌본다.

지난달 허리협착증으로 입원한 정숙정씨(78‧여). 거동이 불편해 간호사가 직접 머리를 감겨주기도 하는 등 가족처럼 일거수 일투족을 정성스레 돌보고 있다.

정숙영씨는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어떤 것이든 도움을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며 "잘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자식들한테 부담주지 않아도 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환자들에겐 가족이 와 있을 필요가 없어서 부담이 크게 줄었다.

◇ 간호 인력 2배 이상 필요, 중소·지방병원일수록 간호사 구하기 어려워



14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올해 포괄간호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인 병원은 전국 102곳이며, 2016년부터는 전면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환자나 가족 입장에서는 만족도가 상당히 높지만 현장에서는 간호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반 병동보다 인력이 2배 이상 투입돼야 하는데, 특히 중소병원이나 지방병원일수록 간호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실제로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의 경우도 1개 병동 46병상에 기존에는 간호사 12명이 담당했던 것을 포괄간호서비스를 실시하면서 간호사 22명, 간호조무사 7명, 행정도우미 1명 등 모두 30명이 투입됐다.

현재까지는 가까스로 인원을 유지하고 있지만, 1명이라도 그만두거나 휴직을 하기라도 하면 일반병동의 간호사를 빼 포괄병동을 메워야할 형편이다. 일반병동의 경우 간호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기도는 내년부터 도내 공공의료원 전체로 포괄간호서비스를 확대한다.

안성병원에 68개 병상을, 이천병원에 61개 병상 등 4개 시군 병원에 한개 씩의 포괄간호서비스 병동을 새로 마련하고, 기존 수원과 의정부병원 등에도 각각 한개 병동씩을 추가로 설치된다.

전체 82개에서 406개 병상으로 늘어나며, 간호사만 108명이 더 필요하다.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유향희 간호과장은 "간호사 모집 공고는 수시로 내지만 충분한 인원을 선발하기 힘들다"며 "그나마도 수원이나 의정부는 도심이라 사정이 낫지만 다른 지역은 간호사 확보에 더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유휴 간호사 끌어내려면…간호사 처우 개선 선행돼야



하지만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간호면허 소지자 33만9천여 명에 달하지만 이들 중 간호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간호사는 15만명 밖에 안된다.

두명 중 한명은 '장롱' 면허라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간호사 1명 당 환자 수가 선진국에 비해 많아 노동강도가 너무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우리나라 간호사 1명 당 환자 수는 15∼20명으로 미국의 4배, 일본보다 3배 많다.

대한간호협회 송명환 정책국장은 "정부는 부족한 간호인력은 면허는 있지만 쉬고 있는 18만명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처우 개선 없이 충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갈수록 고령화 길을 걷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증가하는 간호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간호사들에 대한 근본적인 처우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psygod@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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